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소개
영화의 공간적 주 배경은 후아레스인데,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 위치한 이곳은 실제로 전 세계살인율 1위를 여러 번 기록할 만큼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이다. 마약 시장을 독점하려는 카르텔 간의 유혈 항쟁과 범죄조직들의 납치 살인 강간 매춘 인신매매 등 강력 범죄로 인해 인구 10만 명당 130건(2009년 CCSP 통계)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공권력이 마비된 지 오래인 무법지대이다. 같은 해 한국 살인율이 0.88명인 것을 보면 경악할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사법권과 공권력을 우습게 넘어서는 범죄에 의해 매일같이 다수의 사람이 죽어 나가고 목이 잘린 시체가 거리에 효수될 만큼 폭력은 난무하고 희망은 전무한 도시 후아레스의 실상은 영화 안에서 개개인의 정의감과 노력만으로는 손쓸 수 없는 구조적 폭력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이 이야기가 완전한 허구는 아님을 암시한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스토리
영화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미국 본토, 피닉스에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마누엘 디아즈 조직과 관련된 사건을 파헤치는 것을 계기로 시작된다. 마누엘 디아즈는 ‘소노라’라는 카르텔 밑에서 일하는 수족으로, 케이트는 그 사건의 원죄 격인 카르텔을 소탕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전 팀에 합류한다. 하지만 ‘맷 그레이버’가 이끄는 작전 팀은 어디에 소속된 팀인지, 그 정체가 모호하다. 출신이 불분명한 요원들로 구성된 팀은 임무 수행 시에 지켜야 할 규범과 원칙들을 무시하고, 케이트에게 정확한 임무를 알려주지도 않는다. 케이트는 진실을 요구하지만, “넌 제복이 어울려”, “이게 미래가 되는 것”, “결국엔 당신도 이해하게 될 것” 등의 추상적이고 의미심장한 대답만이 돌아온다. 모든 의심쩍은 일들의 배경에는 ‘안드레하스’가 있다. 요원 중에서 전투력이 가장 뛰어난 안드레하스는 ‘Medelin(메데린)’으로 불리던 전력이 있다. 메데린은 이전 멕시코에서 마약 거래를 관리하는 유일한 카르텔이었다. 소노라 카르텔에 가족이 무참히 살해되고, 조직의 지위를 빼앗긴 일에 대한 복수를 위해 미국과 손을 잡았다. 미국은 애초에 원천 차단이 불가능한 마약 시장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그들이 말하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안드레하스가 통제하는 카르텔 조직 하나만을 남겨두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무법 한 행위를 적법하게 만들기 위해 FBI 소속인 ‘케이트’가 필요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에피소드
감독이 영화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서 FBI, CIA, 전 검사의 각기 다른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한 사건을 바라보는 이 셋은 이상하게 조화롭다. 한 남자의 복수 과정을 그렸는데도 이데올로기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어떤 선택을 하고, 누구의 입장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관객에게 넘겼다. 베네치오 델 토로의 스페인어는 다른 히스패닉계 배우들과 좀 다르다. 발음을 아주 부드럽게 하고 영어와는 다르게 D, T, TH 발음에 강약을 많이 넣지 않아 더 무서운 느낌이 든다. 이렇게 부드러운 스페인어는 베네치오 델 토로한테 처음 들었다. 어투가 유하다. 차라리 스페인어라도 좀 강약 있게 구사했다면 늑대가 되었을 때 그렇게까지 무섭진 않았을 텐데. 베네치오 델 토로는 늑대로 변하기 전까지 캐릭터를 완전히 숨기고도 극 전체를 이끌었다. 힘 있는 배우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잭형의 총정리
시카리오는 우리가 익히 아는 미국의 법과 정의의 뒤편에서 벌어져 온 보다 현실에 가까운 내용을 배경으로 허구를 그려내고 있으며, 극화의 품질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화면도 사족이 거의 없는 담백함을 가진 작품인 동시에 어중간한 정의의 문제에서 위선과 위악이 발생하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을 경우에 벌어지는 그다음 악의 필요성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선악의 모호함, 무 경계성을 집약하고 있는 아주 효과적인 공간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고, 진부하리만큼 삶 곳곳에 있는 선악 구도의 일상성을 ‘카르텔과 미국’이라는 일상이 아니게 표상했고, 그 비 일상성을 다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일상성으로 전환하며 우리를 다시금 그 주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니 관객들이 본다는 것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주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경험에 가깝다. 그렇게 관객들은 자연히 영화를 보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잭형은 8/10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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